2023. 2. 27. 21:10ㆍ친구
드디어 본격 랑탕 트레킹을 시작한다. 샤브루베시1,400에서 라마호텔2,400까지 고도를 높인단다. 기온은 아침 쌀쌀, 오후는 초여름 날씨예보.
랑탕계곡은 네팔 최초 국립공원. 랑은 소, 탕은 따라간다라는 뜻.
자세한 경로는.. ↓
https://www.ramblr.com/web/mymap/trip/227262/5128209/
숙소 변기엔 변좌가 없다. 남진이 알아본 결과 네팔에서는 올라가서 볼일을 본다고... 네팔식 변기란다. 근데 아닌 듯. 올라 앉으려면 변좌가 좀 더 넓어야 안전하지 않은가?
뉴 얄라픽을 떠나며... 어제까진 겨울바지를 입었었는데 기온이 생각보다 높아 여름바지로 갈아입고 산에 든다.
구, 샤브루베시.
선인장?
코스중에는 이렇게 쉬었다 가는 곳을 곳곳에 만들어 놓았다.
건너엔 터널 공사 중.
밥 말리 게스트 하우스.
다리 건너 공사 중인 도로를 따른다.
임도로 올라서니 뒤에 가이드와 여성(비엔나 거주)이 뒤따라 온다. 이 임도공사가 끝나면 트레킹 시작점이 더 높은 곳이 될 수도... 높은 지대 주민들도 혜택이 크고...
수력발전소 공사 중.
저분들은 롯지와 하산 때도 만났다.
출렁다리 손잡이가 옆으로... 불안불안..
도멘.
랑탕/ 고사인쿤드 갈림길.
저기 뱀부.
온천 안내.
뱀부.
석청. 그냥 신기해서 찍었는데 한산 후 사진에서 석청이라고.... 그냥 먹으면 안 된다고... 현지인들은 그냥 먹는다는데...
고도를 얼마 올렸구.. 앞으로 얼마를 더 올려야 하고...
고산 적응에 다양한 경험이 있는 우천은 앞서 걷고...
이 친구, 잘 먹고 잘 걷고.. 몽블랑, ABC등 다양한 경험자답게...
2015년 지진으로...
림체.
점심을 먹으려 왔는데.. 저 할머닌 그냥 멍 때리기 할 뿐 주문받을 생각을 안 하시네... 할 수 없이 배가 고프지만 통과...
드디어 라마호텔. 이곳은 지명이 따로 있었는데 라마호텔이 유명해서 원래 지명을 대체했다고...
라마호텔은 비수기라 두세 개만 영업 중. 우리는 첫 롯지인 프렌들리 게스트 하우스에...
림체에서 점심을 걸렀으니 늦은 점심부터 식사 세끼를 하니 룸은 공짜라고...
태양광을 사용하니 전기 사정이 안 좋고, 와이파이는 아예 안되고, 렌턴과 예비 배터리 필수.
점심은 달밧, 초우메인, 감자, 진저티 스몰포트로...
점심 후 잠시 주변을 둘러보았다.
전기는 태양광인 솔라, 와이파이 안 되고... 온수는 200루피를 내야 하고... 따뜻한 난로 곁에서 여러 나라 산객들로 북적.
저녁은 피자, 모모, 우들슾. 이때부터 갑자기 입맛이 없어져 잘 먹질 못했다.
동국대학교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19기동창회 | 세 친구의 랑탕 트레킹 ㅡ 2 - Daum 카페
샤브루베시 1400 ㅡ 라마호텔 2450
네팔은 아열대 지역에 속해있어서 저지대는 한국보다 훨씬 따뜻하다. 카트만두는 요즘 기온이 9ㅡ22로 아침저녁에는 좀 쌀쌀하고 한낮에는 초여름 같다. 샤브루베시는 카트만두보다 기온이 좀 낮아 오늘 예보가 5ㅡ19다.
묵고 있는 뉴얄라피크호텔에는 난방시설이 없다. 보통 트레킹 로지에는 식당 가운데 화목난로가 있는데 여기는 없다. 난로를 설치한 흔적도 없으니 한겨울에도 그냥 버티나 보다. 방에도 당연히 난방이 안된다. 두꺼운 이불과 담요가 있어서 두 개를 모두 덮으니 처음에는 추워도 몸의 온기로 아늑하게 된다.
오늘부터 본격적인 트레킹을 시작한다. 오늘은 랑탕계곡을 따라 11킬로쯤 걸어서 라마호텔이라는 곳까지 간다. 1050미터 고도를 올린다.
랑탕계곡은 네팔에서 최초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이란다. 랑탕이란 용어는 네팔말로 란은 소, 탕은 따라가다고 한다. 어느 스님이 잃어버린 소를 찾아 따라간 곳이 랑탕계곡이라는 설이 있다.
몇 개(?)의 계곡을 다녀온 영국인 탐험가 틸만이 틸틸 하게도 랑탕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계곡이라고 말하고 다른 사람들이 이를 인용하다 보니 정설로 굳어졌다. 마치 서울에서 가장 맛있는 짜장면집 혹은 전국 5대 짬뽕집처럼 어떤 인플루언서가 주관적으로 정해버린 것을 다른 사람들이 퍼 나르면서 그렇게 굳어진 것 같은 이치 아닐까 싶다. 그런 말을 하려면 육 대 육에 유명한 계곡을 다 다녀봐야 자격이 될 것 같다. 인플루언서들이 짜장면이던 짬뽕이던 샅샅이 찾아다니며 먹어봤을까? 자기들이 만든 말을 남들이 신봉하고 정설처럼 되면 무척이나 흐뭇하겠지.
화장실 양변기에 변좌가 없다. 나는 사람들이 사용하다가 깨졌으나 수리를 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했다. 남진은 변좌가 없이 볼일보기가 찝찝했는지 주인에게 따지니 네팔에서는 올라가서 볼일을 본다고 네팔식 변기란다. 양변기라면 변좌를 두고 그러지 않으려면 재래식 변기를 두는 것이 맞을 듯하다. 어느 나라 호텔 화장실에 보면 변기 위에 올라앉지 말라는 그림안내가 걸려있기도 하는데 중국인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라고 생각했지만 네팔인에게도 해당되는 것이다.
어제 식사 주문 후 음식이 나오기까지 2시간이 넘게 걸렸기 때문에 주인아줌마에게 내일 아침 6시 반에 바로 먹을 수 있게 준비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과연 그럴지 궁금하다. 주문한 음식은 달바 2과 샌드위치다. 샌드위치는 내가 시킨 메뉴다. 두 사람은 달밧 마니아가 되었다. 나는 인생 처음의 달밧이 너무 엉망이어서 꼭 피해야 할 음식으로 마음속 깊게 기록되어 있다. 난 면 종류를 좋아하는데 두 사람은 밥애호가이다.
산포도 99, 99, 98. 샤브루베시 고도 1400미터.
아침에 주방을 들여다보니 음식을 조리하고 있다. 포터 한 명이 보조역할을 하고 있다. 포터나 가이드들이 서빙이나 요리보조를 통상한다. 아줌마가 거의 시간에 맞춰 음식을 내온다. 언제부터 준비했냐고 물으니 5시란다. 옆에 한 가이드가 주인아줌마가 최근에 호텔을 인수했다고 말한다. 그래서 서툴었나 보다.
트레킹 시작. 올드 샤브루베시를 거쳐 간다. 강 반대편에는 찻길이 만들어져 있다. 트레킹 길이 망가져서 폐쇄되었다고 들었는데 어제 물어보니 열려있다고 했다. 가다 보니 산사태로 길이 뭉개졌다가 임시로 고쳤으나 위험해 보이는 곳이 몇 군데 보인다. 겨우 발 하나 디딜 정도의 공간만 남고 무너진 곳도 있다. 미끄러지면 랑탕 계곡물로 빠진다.
도멘 직전의 흔들 다리는 고장 나서 손잡이가 누워 바닥과 같은 높이가 되어 위험한데 수리를 하지 않았다.
출렁다리를 건너 새로 만든 찻길을 만난다. 이 길이 높은 지대 주민에게는 큰 혜택이겠다. 등산객들은 지금보다 더 높은 곳에서 트레킹을 시작할지 모른다. 그 길로 올라오는 사람들이 있다. 편하지만 재미없는 길을 따라온 셈이다. 여성 한 명과 가이드. 이태리에서 태어나 비엔나에 살고 있단다.
가다 보니 공사를 크게 하고 있다. 가이드가 수력발전소 공사란다.
경사가 급한 계단길이 있고 내리막이 이어진다. 자주 쉬면서 물을 마신다. 기온이 오르니 더워서 옷을 벗는다. 반팔차림으로 다니는 서양인들도 있다.
뱀부에 도착하니 첫 로지에서 아줌마가 호객행위를 한다. 음료나 하려는데 생수가 250, 소다가 350으로 아주 높은 지대에서나 볼 가격이다. 코로나로 망친 영업을 빨리 복구할 생각인가? 이른 시각인데 식사를 하라고 다그치 듯한다. 핫초코와 커피를 주문했다.
배낭의 무게가 느껴지고 오르는 것이 힘들다. 오랜만에 배낭을 지고 올라서 그런가 쉬 지치는 것 같다. 너무 옷을 많이 입어서인지 땀이 흐른다. 땀이 눈에 들어가 따갑기도 하다. 다리에 힘도 많이 빠진 것 같다. 나이 들면서 체력도 많이 떨어진 느낌이다.
트레킹 하면서 졸리다. 예전에 졸려서 낮잠을 자고 나서 고소증세가 심한 적이 있어 은근히 고소증이 걱정된다. 2000미터가 좀 넘은 곳에서 고소증이 나타날 것 같지는 않다. 쉬는 도중 혈중산소포화도를 측정하니 99여서 단순히 졸린 것일 뿐임을 알게 되었다.
1시쯤 림체에 도착해서 자리를 잡고 점심을 먹으려 했는데 할머니가 주문받을 생각 없이 그냥 가만히 있다. 로지 방은 열려있으니 영업을 하는 것 같은데 음식은 팔지 않나? 물만 채우고 나선다. 또 다른 롯지는 영업하지 않는다.
림체에서 라마호텔까지는 업다운이 심하지 않다. 남진은 현재 고도를 보여주는 안내판을 보고 라마호텔까지 올려야 할 높이를 계산해서 얼마나 남았는지 추측하는데 안내판 고도가 엉망이라 계산이 의미 없다.
드디어 라마호텔. 2시에 도착.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라마호텔이라는 지명은 원래 다른 지명이 사용되었으나 라마호텔이 워낙 유명해져서 원래 지명을 대체했다고 알고 있다.
라마호텔 첫 롯지에서 할머니가 반갑게 나를 부른다. 전에 내가 여기에 묵었다고 한다. 얼굴은 낯이 익지만 생각해 보니 4년 전에 잠을 자지 않고 식사만 했던 것 같다. 손님이 주인을 기억하기 쉬워도 주인이 손님을 기억하기 어려울 것 같으니 상술인 듯하다. 더구나 내가 특징 있는 얼굴은 아니니까.
식사를 3끼 하니 룸은 공짜로 해달라고 하니 그러란다. 비수기에는 이런 딜이 가능하다고 들었다. 나중에 보니 싱글룸 300, 더블룸 500이다. 800루피 절약한 셈이다. 방 상태는 히말라야 롯지임을 당당히 알려준다. 벽과 천장이 베니아판으로 엉성하게 만들어져 있다. 많이 경험한 익숙한 모습이다.
점심으로 달밧, 초우메인, 감자, 진저티 스몰포트를 주문했다. 값은 샤브루베시와 비슷하다. 샤브루베시 호텔은 너무 과하게 음식값을 책정한 것 같다. 아마 담합을 했을 것이다. 여기는 식자재 운반에 나귀를 동원하니 비용이 들어 비싸게 받아도 이해가 되나 샤브루베시는 그렇지 않으면서 비싸게 받는 것이 좀 괘씸하다.
여기에는 여러 사람이 머물고 있다. 아침에 만났던 이태리 출신 여자와 가이드도 나중에 왔다.
식당 사진 중에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진도 있다. 대선 실패 후 히말라야 트레킹을 했다던데 여기서 묵었나 보다.
이곳은 전기를 태양광으로 만들어 전기사정이 좋지 않다. 휴대폰을 충전하는데 몇 시간이 걸린다. 와이파이도 없다. 유심 데이터가 여기서는 무용지물이다. 방 조명도 태양광으로 축전한 전기를 쓴다.
샤워하고 나온 남진이 물이 너무 차갑다고 하지 말란다. 전에 온수샤워할 때 샤워는 온수로 하니 괜찮지만 물기를 닦고 옷을 갈아입을 때 엄청난 한기가 뼈로 파고드는 경험을 했다. 온수도 할까 말까인데 찬물이라면 더 할 생각이 없다. 그러나 나중에 200을 내면 온수샤워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
이른 시간에 난로를 피워줘서 난로 주변이 따뜻하다. 난로 주변으로 사람들이 모여든다. 스페인 계통 사람들과 이태리 아줌마가 장시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나는 isfp라 이런 대화에 끼어들지 않는다. 비수기치고는 손님이 많다.
난로옆에 빨래를 두니 잘 마른다. 따뜻하니 움직이기 싫다.
라마호텔에 여러 롯지가 있으나 2곳만 문을 열었다. 그래서 사람이 많은가 보다.
점심을 늦게 먹어서 간단히 저녁을 먹기로 한다. 피자, 모모, 우들슾. 주인할아버지가 자꾸 음료를 묻는다. 점심때 마신 진저티가 남아서 보온병에 넣어두었으니 굳이 더 시킬 필요가 없다. 누들슾은 네팔라면인데 푹 퍼지게 조리되었다. 네팔식 조리법인 듯. 병운은 라면을 싫어하는지 손도 안 댄다. 연지 등산에서 내가 끓인 라면을 잘 먹더니 변심했나? 배가 고프지 않은 상태에서 먹다 보니 음식을 남겼다.
잘 때 침낭에 더운물을 채운 날진물통을 써야 하는지 물어보니 그 정도로 춥지는 않다고 한다.
저녁 먹고 7시쯤 방으로 가서 침낭을 펴고 누워있는데 할아버지가 벌컥 문을 연다. 문을 잠겄는데.. 아침을 주문하란다. 달밧 매니아를 위한 달밧 2, 팬케이크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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