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1705/01/20]
한적한 산길엔 봄의 전령사인 검은 등 뻐꾸기가 정확한 4음절로
맑은 울음을 퍼뜨린다. “봄이 온다. 봄이 간다.” -내 귀엔... ㅎ~-
움직이면 덥고, 그늘 아래는 시원하다.
순서 없이 꽃을 피우고, 지우고 하더니 이젠 제법 푸르름도 짙어졌다.
이제 산하의 봄은 초여름으로 치닫고 있다. 아주 급하게...
■ 맑고 더운 날. 조망 보통.
■ 나 홀 로.
0858 ; 집 출발. 143번 버스로 이동.
0914 ; 청수장 출발.
0954 ; 영추사.
1010 ; 일선사 삼거리.
1026 ; 대성문.
1041 ; 성덕봉.
1058 ; 칼바위봉.
1121 ; 문필봉.
1200 ; 근린공원
1210 ; 서경대 구내.
1229 ; 귀가.
일선사에서 대성문 가는 길에 4음절의 새 울음 소리가 들린다. 반복되는 맑은 울림이 듣기 좋다.
검색해 보니 봄에 오는 철새인 '검은 등 뻐꾸기' 라고... 이 새에 대한 재미있는 자료가 참 많다.
검은 등 뻐꾸기(퍼옴)
검은 등 뻐꾸기 울음.
검은 등 뻐꾸기의 울음/ 임보
네 마디로 우는 저 울음소리
사람의 음성과는 달리 자음과 모음으로 분리되질 않아
문자로 옮길 수가 없다
흔히
“홀딱 벗고, 홀딱 벗고”운다 하지만
어찌 들으면
“첫차 타고, 막차 타고” 하는 것도 같고
“언짢다고, 괜찮다고” 하는 것도 같다
또 어떤 이는
“혼자 살꼬, 둘이 살꼬” 한다고도 하고
“너도 먹고, 나도 먹고”한다고도 한다
듣는 이에 따라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이다
만어를 품고 있는 저 무궁설법
누가 따라잡을 수 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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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등뻐꾸기의 전언/ 복효근
5월 봄밤에 검은 등 뻐꾸기가 웁니다.
그 놈은 어쩌자고 울음소리가 홀딱 벗고, 홀딱 벗고 그렇습니다.
다투고는 며칠 말도 않고 지내다가
반쯤은 미안하기도 하고
반쯤은 의무감에서 남편의 위상이나 찾겠다고
처지기 시작하는 아내의 가슴께는 건드려보지도 않고
윗도리는 벗지도 않은 채 마악 아내에게 다가가려니
집 뒤 대숲에서 검은 등뻐 꾸기 웁니다.
나무라듯 웁니다.
하려거든 하는 것처럼 하라는 듯
온몸으로 맨몸으로 첫날밤 그러했듯이
처음처럼, 마지막일 것처럼 그렇게 하라는 듯
홀딱 벗고 홀딱 벗고
막 여물기 시작하는 초록빛깔로 울어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