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 로

[북한산]

하객 2017. 5. 1. 16:53

[1705/01/20]


한적한 산길엔 봄의 전령사인 검은 등 뻐꾸기가 정확한 4음절로

맑은 울음을 퍼뜨린다. “봄이 온다. 봄이 간다.” -내 귀엔... ㅎ~-

 

움직이면 덥고, 그늘 아래는 시원하다.

순서 없이 꽃을 피우고, 지우고 하더니 이젠 제법 푸르름도 짙어졌다.

이제 산하의 봄은 초여름으로 치닫고 있다. 아주 급하게...

 







  


맑고 더운 날.  조망 보통.

나 홀 로.

0858 ; 집 출발. 143번 버스로 이동.

0914 ; 청수장 출발.

0954 ; 영추사.

1010 ; 일선사 삼거리.

1026 ; 대성문.

1041 ; 성덕봉.

1058 ; 칼바위봉.

1121 ; 문필봉.

1200 ; 근린공원

1210 ; 서경대 구내.

1229 ; 귀가.























일선사에서 대성문 가는 길에  4음절의 새 울음 소리가 들린다.  반복되는 맑은 울림이 듣기 좋다.

검색해 보니 봄에 오는 철새인 '검은 등 뻐꾸기' 라고... 이 새에 대한 재미있는 자료가 참 많다.


검은 등 뻐꾸기(퍼옴)



검은 등 뻐꾸기 울음.

음성 001.m4a


 

검은 등 뻐꾸기의 울음/ 임보

네 마디로 우는 저 울음소리
사람의 음성과는 달리 자음과 모음으로 분리되질 않아
문자로 옮길 수가 없다

흔히
홀딱 벗고, 홀딱 벗고운다 하지만
어찌 들으면
첫차 타고, 막차 타고하는 것도 같고
언짢다고, 괜찮다고하는 것도 같다

또 어떤 이는
혼자 살꼬, 둘이 살꼬한다고도 하고
너도 먹고, 나도 먹고한다고도 한다

듣는 이에 따라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이다

만어를 품고 있는 저 무궁설법
누가 따라잡을 수 있단 말인가

 

 =================================================


검은등뻐꾸기의 전언/ 복효근

 
5월 봄밤에 검은 등 뻐꾸기가 웁니다.  

 

 그 놈은 어쩌자고 울음소리가 홀딱 벗고, 홀딱 벗고 그렇습니다

 

다투고는 며칠 말도 않고 지내다가

 

반쯤은 미안하기도 하고

 

반쯤은 의무감에서 남편의 위상이나 찾겠다고

 

처지기 시작하는 아내의 가슴께는 건드려보지도 않고

 

윗도리는 벗지도 않은 채 마악 아내에게 다가가려니

 

집 뒤 대숲에서 검은 등뻐 꾸기 웁니다.

 

나무라듯 웁니다.

 

하려거든 하는 것처럼 하라는 듯

 

온몸으로 맨몸으로 첫날밤 그러했듯이

 

처음처럼, 마지막일 것처럼 그렇게 하라는 듯

 

홀딱 벗고 홀딱 벗고

 

막 여물기 시작하는 초록빛깔로 울어댑니다.

 

 

 






































































음성 001.m4a
0.42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