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색 산하는 자연 해독제 → [화악산] ▒연산 번개▒
[1610/1/47]
산속 깊은 곳 까지 문명을 심으려는 파괴자들의 공사 소음과 그들로 인해 넓게 다져진 산길을 한 시간 가까이 오르는 것은
지독한 고역이었지만, 이후 잔잔히 흐르는 계곡을 끼고 울창한 산길을 걸을 수 있었던 것은 엄청난 행복이었다.
파괴의 소음 속에서 피어난 여린듯 강한 가을 들꽃 들은 지독한 고역을 치료해 주는 마음의 치유제가 되고,
울창한 산길 따라 노랗고 붉게 물들기 시작한 아름다운 추색 산하는 문명에 찌든 인간의 가장 좋은 자연 해독제가 될 것이다.
오늘.
된비알을 가슴 터지도록 빡세게 오르며 마음을 치유 했고...
된비알을 무릎이 깨지도록 내리꽂으며 몸을 자연 해독한 화악산 산행이었다.
경기도 최고봉 답게 주변 산하를 아우르며 떨치는 위용이 대단하고, 눈높이가 거칠 것 없으니 보이는 것 모두 어깨 밑이다.
■ 2016년10월1일(토) 흐린 듯 맑고 약간 더운 날. 조망 별로.
■ 7명(박상진, 곽병영, 박일명, 송병선, 이광수, 하재성, 한병운)
■ 1003~1838(휴식포함 8시간35분)
0620 ; 집출발(1213 - 7-5)
0711 ; 상봉역.
0749 ; 춘천행.
0842 ; 가평역.
0900 ; 화악리행 버스.
0950 ; 왕소나무(천도교 화악산 수련원) 정류장, 막초로 입산주.
1003 ; 출발.
1030 ; 중봉3-2 이정목( -중봉 4.4km)
1036 ; 휴식. ~1046까지.
1101 ; 배로 휴식.
1111 ; 임도끝. 천도교 갈림길 이정목(-중봉 3.7km)
1118 ; 스텐레스 안내판(-옥녀탕60m / -중봉3.5km)
1200 ; 계곡에서 점심.~1321까지.
1334 ; 중봉3-8 이정목(-중봉 1.7km)
1456 ; 군사도로.
1515 ; 도로끝 공터. 우측은 통제구역. ~1520까지 휴식.
1534 ; 중봉1446.1m. ~1600까지 정상 데크 주변에서 막초로 휴식.
1600 ; 하산 시작.
1607 ; 적목리 방향으로...
1618 ; 중봉1-6 이정목[-석룡산3.6km / -적목리(가림)4.9km]
1639 ; 휴식~1647까지.
1658 ; 중봉1-5 이정목(-관청리3.7km / -적목리3.8km) 적목리로...
1729 ; 언니통봉928.0m. 중봉1-4 이정목(-적목리2.6km) 초코렛으로 휴식.
1759 ; 감시카메라. 삼각점(일동 306. 2006복구)
1806 ; -적목리 1.5km.
1816 ; -적목리1.1km.
1827 ; -적목리 0.3km
1838 ; 적목리 가림 동산휴양지. 하산 완료.
부근 민박집에서 택시 호출.
2019 ; 가평 달기춘천 닭갈비. 걸어서 가평역으로...
2202 ; 가평역 출발( 앞서간 상진, 재성은 2148 itx로 출발)
1058 ; 상봉역.
202-1213 버스로 이동.
1140 ; 귀가.
느닷없이 식구가 늘었다. 광수와 일명은 뒤늦게라도 참석 통보가 있었지만, 집사람과 제천 자락 길을 간다던 병선과 아무 통보 없이 무대뽀로 나타난 재성이의 등장은 깜짝 이벤트를 보는 듯... 병선이는 일박 예정으로 갔다가 여건이 맞질 않아 당일 올라왔고, 재성이는 마음은 있으나 혹시 약속시간에 늦지 않을까 걱정이 되어 참석 통보를 못했다나. 어쨌다나... 아무튼 무지 반갑다.
덕분에 상진이가 통보된 인원에 맞춰 준비한 준비물이 모자랄까 걱정하니, 병선이가 재성이 몫은 자기가 챙겼으니 걱정 마시라고....
10월의 첫날이자 3일 연휴 첫 날. 장마 때도 오지 않았던 많은 비가 요란하게 내리겠다고... 첫날 빼고 둘째 셋째 날만...
구름이 껴 흐린듯하던 날이 가평이 가까워질수록 서서히 걷히며 맑아진다.
항상 그렇듯 가평역은 밝은 움직임의 젊은이들과 자전거 꾼들과 산을 향해 배낭을 걸머진 산 꾼들의 들머리 역활을 한다.
올 때 마다 정겨운 산과 물의 고장 가평. 길 건너 정류장에서 9시발 화악리행 버스를 타야 한다.
화악리행 버스는 정시에 출발.
이곳은 홍적고개에서 '몽덕-가덕-북배-계관산'을 잇는 산 꾼들의 들머리. 근데 여기서 홍적고개까지는 거의 한 시간? 가까이
도로 따라 더 진행을 해야하기에 종주하기엔 시간이 너무 촉박. 그래 보통은 가평에서 택시로 이동 후 산행에 들어가기도 한다.
하산 후 가평으로 나오며 기사에게 물으니 택시비가 약 이만 칠팔천 원 나올 거라고...
이 버스는 여기서 10여분 쉬어 간다.
왕소나무집 정류장. 새벽 댓바람에 나와 출출 하다고... 막초로 입산 주를 하고 산에 든다.
3코스에서 1코스로 오늘 진행한다.
임도 따라 이어지는 등로 주변은 꽃밭이다.
주변의 여러 시설 공사로 넓어진 임도는 차량 통행에 편리하게 돌을 깔아놓아 걷기엔 여간 불편하지 않다.
이런 길을 거의 한 시간가량 올라야 한다. 그래도 떨어져 널려있는 밤 줍는 재미는 있어... 괘 많이 수확 한다.
힘들지만 그래도 물들어가는 단풍과 들꽃 보는 재미는 솔솔 하다.
연이틀 걷는 게 힘드신가?
이젠 너덜 임도도 끝나가고... 배가 엄청 달다.
천도교 수련원 갈림길. 이젠 산길로 접어든다.
옥녀탕은 다음에 기회가 닿으면 그때나...
이곳 부터는 좌측에 계곡을 끼고 오른다.
세 번을 숙여야... 중붕을 알현 할 수 가... ㅎ~~
병선이는 여유가 있어...
난 조금 더 가서 했으면... 오늘 번개 대장 상진이가 "여기서 점심!" 단호하다. 병영이는 산에 들기 전부터 배가 고프다고...
광수도... 재성이도... 나 빼고 모두... 특히 병영이는 산에 들어 이렇게 배가 고파보긴 처음이라고... 허긴 새벽에 나와 긴 시간 이동하고 두 시간 가량 산행을 했으니 더 하겠지. 가방 줄이는 효과도 있고...
간소한 듯 있을 건 다 있다. 소주, 삼겹, 훈제 삼겹, 참치 찌개, 라면, 밥... 알딸딸하고 배불리고...
한 시간 넘게... 화기애애하게... 마지막으로 흔적도 없이...
이후 약 한 시간 반 가량 된비알 오름 길을 빡세게 올라야 한다.
거칠어지는 숨소리, 주체할 수 없이 흐르는 땀. 몸은 천근만근, 발걸음은 무거워져...
발아래 널려 있는 도토리 덕에 잦은 헛걸음질...
끝이 안 보이니 마음은 더 답답해지고...
그래도 붉게 물들어 가는 단풍은 자연의 진정제다. 그 단풍, 사진에 담겠다는 핑계로 자주 쉬어간다.
산에서 얻은 피로의 치유제는 자연 이 최고!
잘못된 현대 문명의 유일한 해독제는 자연뿐 이라지 않나!
잠시 쉬어갈 공간도 없이 이어지는 된비알... 거기에 이 도토리도 발걸음을 더디게 하고...
자연을 닮아가는... 동화 되는...
저 멀리 응봉이...
여기서 우측으로 잠시 오르면 훌륭한 전망지가 있다는데... 우리는 안 가기로...
애기봉-수덕산으로 흐르는 능선.
산행을 시작한 건들내 마을.
응봉 능선.
일명이가 산이다!
병영이도...
우리와 마주친 부부중 남편이 200m라고 해도 한참 가야 된다고 안 해도 될 참견을... 젠장!
새롭게 단장 된 정상.
저 멀리 삼악산으로 흐르는 몽-가-북-계 능선.
연인산 명지산 국망봉은 흐리다.
하산의 아쉬움에...
바로 아래에서...
16시에 하산을 시작한다.
적목리로...
하산 길도 단풍 길. 그러나 오를 때와는 반대로 된비알 비탈길에 도토리 롤러 타고 내려서야 한다.
산이 되어가는 친구들...
어차피 원하는 시간에 버스 타긴 글렀다. 여유 있게 내려가 8시 이후 버스로 가평으로 가기로... 관청리엔 보건소도 있는 마을이니 식당도 있을 것이고... 그러나 우리는 예정대로 적목리 가림으로 진행하기로...
내내 가파르게 내리꽂는 등로지만 가끔은 이렇게 편안한 길도 나오고...
1,000m급 산 이란 오르기도 만만치 않지만 내리는 길도 오른 만큼이다. 한참 내려온 것 같은데 아직도 북한산 보다 높은
고도 900m 이상이다. 친구들 낙심이 심하다. 내림 길이니 한 시간 거리밖에 더 되겠냐고... 모두 안 믿는 눈치다.
이제 이 친구들 나름 계산 능력이 생겼나보다. [언니통봉]
전에 마눌과 역으로 오를 때 기억으론 이정표대로 좌측이 아닌 정면에서 오른 것 같은데...
어두워 가늠이 안 되니 화살표대로 진행한다. 근데 다 내려와서 보니 직진이 더 나을 뻔 했다.
이정표의 거리가 300m 남았단다. 아래로 차량 불빛도 보이고 ... 다 내려섰다 생각을 가졌는데... 근데 이 300m는 내리꽂듯 거리를 줄여야만 한다. 그러니까 300m고도에서 번지 점프 하듯 직각으로...무릎 나가는 소리가 들린다. 마침 내 앞에 두 분 산객이 앞서서 랜턴을 켜고 간다. 근데 풀숲에 가린 등로에 이 분들 자꾸 미끄러져 넘어진다. 덕분에 뒤따르는 나는 말 부조만 하고 편안하게 뒤 쫒는다. 미친 듯 짖어대는 커다란 개의 환영 속에 무사히 하산을 한다.
버스 시간은 아직 멀었고... 술과 배는 고파오고.. 여긴 마땅하지 못하고... 물으니 위로 올라가 보라고...
젊은 친구 3명은 민박 온 친구들... 주인은 냉장고 문 잠그고 외부에 나갔다고... 마냥 기다리기도 뭐하고...
병영이, 일 년 전 칼봉산때 받은 택시 명함을 가진게 있어 연락해 두 대 부른다.
먼저 간 집은 재료가 떨어졌다고... 골목 길 건너에 있는...
술과 닭갈비로 주린 배 채우고...
21시49분 itx를 이용하려고 택시정류장에 가니 한대도 없다. 걸어서 가기로 하는데 , 재성이와 상진이는 itx를 꼭 타고 가겠다고
앞서서 걸어가고, 나머진 여유롭게 가평역으로... 도착하니 9시49분, 두 친구는 없다. 잘 타고 갔겠지...
오늘 자라섬 주변에선 재즈 페스티발이 열리고 있어 그런 가 가평역은 젊은 친구들로 메워진다. 그래도 전역 까진 손님이
거의 없는지 자리가 많다. 편안하게 자리에 앉아 하루를 되살리며 집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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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 블로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