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랑탕 트레킹-6] - 2/17(금) '강진곰파 / 체르고리 왕복'
오늘은 랑탕 트레킹의 최종 목적지인 체르고리4,980 등정이다. 어떤 이는 5,033이라고도 하고... 어찌 되었는 나에게는 최초인 꿈의 5천 고지다. 고소도 잘 적응된 느낌이고 입맛도 돌아와 아침 미역국도 맛나게 먹었고 컨디션도 좋다. 날씨도 좋다.
한국말 잘하는 롯지 사장은 눈이 거의 녹아 아이젠은 필요 없다고, 여덟 시간 예상된다고...
미리 주문해둔 도시락은 남진이가 넣고 가벼운 차림으로 나선다. 선 답자인 우천이가 가파른 등로를 따른다. 나중에 보니 앱을 따르다 보니 200여 미터 벗어났다고... 거의 한 시간을 헤매다 정상등로에 진입.
자세한 경로는.. ↓
https://www.ramblr.com/web/mymap/trip/227262/5133786/
랑탕 리룽7,227m
랑탕리룽과 우측 양사첸지6575m
양사첸지6575m
가파른 알바길.
랑탕 리룽과 가운데 뾰족한 킴슝6745m. 양사첸지6575.
정상 등로 진입. 뒤, 양사첸지6575m
우측, 나야 캉가5844m
우천이가 힘들어하고...
왼쪽, 킴슝6745m. 양사첸지6575m
캉첸포6387m. 우, 풍겐 톱쿠5930m.
우, 체르고리.
풍겐톱구 5930m
랑탕리룽/ 킴슝/양사첸지.
랑탕 리룽7227m / 킴슝6745m
풍겐톱구5930m
여기서 점심. 세명의 현지인이 인사를 하며 바르게 올라간다. 조끼에 쓰여있는 글자를 보면 국립공원 관계자들 같고...
나야 캉가5844m.
바로 코앞인데 한~~~참을 걸려서야 오를 수 있었다.
좌중, 랑시샤리6387m/ 바로우뾰쪽, 로엔포강6979m/ 바로 우, 도르제 락파6966m/ 맨 우, 강젠포6387m.
풍겐 돕쿠5930m
오른쪽 강첸포6387m.
체르고리4980m. 맨 먼저 오른다. 3명의 현지인이 환호를 지르며 환영해 주곤 바로 하산을 한다.
랑탕 리룽7227m과 킴슝6745m과 어깨를 나란히?... shoulder to shoulder.
풍겐 돕쿠5930m.
강첸포.
입과 꼬리 부분이 빨갛다.
힘들어하는 우천을 부축하며 내려오니 시간이 꽤 흐르고... 오후가 되니 운무가 몰려오며 주변을 감싼다. 등로를 놓치면 안 되는데... 홀로 올라간 여성도 아직 안 내려왔고... 이래서 고산등반에 가이드가 꼭 필요할 듯.
어렵게 갈림길에... 저 멀리 세 사람이 보여 소리를 지르니... 여기서 기다렸다 우리를 보고 빠르게 하산을 한다. 걱정이 되었나 보다.
랑탕만 계획하고 왔으면 강진곰파에서 하루 더 머물며 여기 빙하지대를 다녀오는 것도 괜찮을 듯.
저분이 우리를 걱정해 기다려준 현지인. 고맙고 고마웠는데 그냥 앞서 사라져 버렸다.
동국대학교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19기동창회 | 세 친구의 랑탕 트레킹 ㅡ 5 - Daum 카페
강진곰파 3800 ㅡ 체르고리 4980 ㅡ 강진곰파
어제 나는 1인실 두 사람은 2인실을 택했다. 룸이 공짜이니 모두 1인실을 택할 수 있다. 1인실에도 침대가 2개 있으니 짐을 한 침대에 늘어놓을 수 있어 편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인실을 택한 건 편한 것보다 심심하지 않은 것을 선택한 듯하다. 혼행에 익숙한 나는 심심한 것에도 익숙하다.
어제 난방용으로 날진물통에 끓인 물을 우리 모두 받았다. 침낭에 넣으면 안락하고 쾌적하게 잘 수 있다. 보통은 주방에 요청하고 1리터당 100루피를 낸다. 그런데 어제는 한 포터가 식당 난로 위에 놓인 주전자에서 끓인 물을 채워줬으니 100루피를 차지 안 할지 모르겠다.
주인은 한국말을 곧잘 한다. 한국에 근로자로 갔었나? 오늘 아침으로 미역국을 주문했다. 그리고 체르고리를 오르내리는데 8시간이 걸린다는데 지금까지 우리의 상태를 보면 더 걸릴 듯하다. 등정을 위해 점심거리가 필요하니 이것도 주문해 두었다.
아마 공기그릇에 미역국을 넣어줄 텐데 1200루피를 받는 것은 너무나 심한 바가지다. 한국사람을 위한 한식을 한다고 꼬셔서 등치는 행위다. 전에는 700루피였었나? 이런 식이면 다음에 오고 싶지 않다. 주인은 우리가 하루 더 묵을 걸로 생각했으나 우리가 체르고리 다녀온 후 랑탕으로 간다니 깜짝 놀란다. 이유를 물어봐서 너무 비싸게 받아서라고 했다. 내 일침이 좀 통할까? 아닐걸.
인상만으로는 박영석을 압살 할 것 같은 산악인 포스를 지닌 병운이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니 너무 낯설다. 오랫동안 봐온 병운의 모습과 너무 다르다. 아무래도 짐무게를 줄이는 것이 좋을 듯해서 싸고 무겁기만 한 침낭을 버리라고 했다. 이제는 침낭 쓸 일이 없으니 버려도 괜찮다. 그리고 무게가 나갈만한 것들을 나누어지자고 했다. 그러면 한결 수월할 것 같다.
몸상태가 내가 느끼기에 고소적응이 잘 되고 있어 보인다. 자고 나서 산소포화도를 측정하니 99가 나온다. 전에 이곳에서 71ㅡ85를 찍었는데 99라니 내가 네팔고산족이라도 되었단 말인가? 이제는 확신할 수 있다. 측정기가 개판이라는 것을..
아침 전에 측정했더니 96 99 98. 역시 개판인가?
미역국을 먹고 7시 좀 넘어서 숙소를 나선다. 내가 배낭을 메고 도시락을 넣어가려 했지만 남진이 도시락을 자기 힙색에 넣겠단다. 체르고리 사인을 보고 등산로로 들어선다. 시냇물을 건넌다. 다리가 놓여있어 쉽게 건넌다. 예전에는 없어서 돌징검다리로 건넌 기억이 있다.
특별히 등산로를 놓치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지도를 보니 등산로에서 200미터 아래로 벗어나있다. 수직으로 가려니 어마어마한 경사다. 사선으로 접근해 보려 했으나 별로 가까워지지 않는다. 알바를 심하게 했고 등산로를 만났다.
여기 등산로도 흙으로 덮여있고 무척 미끄럽다.
3명이 빠르게 추월한다.
큰 바위들로 이루어진 등산로도 있어서 길 찾기가 힘들다. 체르고리 정상이 보여도 한참 걸린다.
내 몸상태가 이상하다. 탈진하는 상태로 간다. 다리에 힘이 빠진다. 고소증세도 나타난다. 속이 거북하고 졸리다. 별로 좋은 증상은 아니다.
체르고리 정상에 힘겹게 도달했다. 바닥에 누웠다. 별로 움직이고 싶지 않다. 그냥 잠이나 잘까? 잠자면 상태가 아주 나빠진다.
탈진 비슷하게 하면 조금 후에 회복이 되는 편인데 오늘은 그렇지 않다. 다리에 힘이 전혀 없으니 서있기도 힘들다. 남진이 내 배낭을 지기로 한다. 내가 민폐네 ㅜㅜ.
내 나름대로는 강철체력이라고 자부해 왔는데 전혀 아니다. 두 사람은 까딱없다. 내가 자주 미끄러지고 넘어지니 두 친구가 보조를 맞춘다. 이런 일이 생기다니.. 오후 늦게는 운무가 몰려와서 순식간에 계곡을 덮는다.
우리가 너무 늦게 오니 누군가 기다리고 있다. 마지막에는 다리 힘이 어느 정도 회복되었다.
8시간 걸린다고 주인이 얘기했는데 11시간 걸려 숙소에 돌아왔다.
체르고리 등정을 기념해서 비싼 김치찌개를 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