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랑탕 트레킹-1] - 2/11(토) 출국.

하객 2023. 2. 27. 20:06

 

꼭 한 번 가보고 싶었던 히말라야 트레킹의 기회를 두 번이나 놓쳤다.   ABC 트레킹은 새로운 일 시작으로,  마나슬루 트레킹은 코로나로... 드디어 우천이가 3 패스 여행을 공지했다.  결국은 랑탕으로 바뀌었지만 나야 어딘들 어떠하랴...

 

이번여행은.  항공료 왕복  77만 원(홍콩경유). 

체재비 3만원x15일.  비자, 퍼밋, 팀스, 교통비 15만 원 해서 총137만원을 경비로 정했다.

 

 

 

일정은 아래와 같다.

 

 

홍콩에서 경유시간은 한 시간 반이다.

 

우리가 타고 갈 CPA 항공.

 

시차가 3시간 15분 느리다.  네팔 트리부반 공항.

 

숙소인 타멜까지 택시로...

 

저 호텔 가기 전 좌측 캉사르 호텔.

 

호텔?

 

 

최우천의 자세한 산행기는..↓

동국대학교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19기동창회 | 세 친구의 랑탕 트레킹 ㅡ D-2 - Daum 카페

 

 

 

오늘 병운, 남진과 함께 케세이퍼시픽 항공으로 홍콩을 거쳐 카트만두로 간다. 랑탕, 고사인쿤드, 헬람부 코스를 십여 일 트레킹 할 예정이다. 장동이도 같이 가려했으나 요로결석이 심해 빠졌다. 원래는 긴 일정으로 쿰부 3 패스를 생각했었는데 장동이가 랑탕 코스를 가고 싶어 해서 변경했다. 코스를 바꿔놓고 빠졌네.


병운은 그동안 2번 히말라야에 같이 가려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못 갔고 이번이 첫 동행이다. 평상시 자주 등산하고 있어 세명 중에서 체력은 가장 좋을 것이다. 다만 고산 트레킹이 처음이라 고소적응이 어떨지 궁금하다. 나보다는 낫겠지. 남진은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와 몽블랑 트레킹 경험이 있다. 남진은 전체동창모임에서만 마주친 정도로 잘 알지는 못하지만 교장선생님 출신답게 학구적이고 질문도 많고 완벽하게 이해하려 애쓰는 편인데 약간의 꼰대스럼도 있어 보인다.

이번 여행은 노포터 노가이드로 간다. 그동안 혼자 갈 때는 항상 노포터 노가이 드였고 친구들과 같이 갈 때는 가이드와 포터를 고용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본인 짐은 스스로 들고 가는 것을 선호한다. 물론 포터를 고용하면 짐이 가벼워지고 짐이 가벼워야 풍경이 눈에 잘 들어온다고 하지만 내 짐을 내가 들고 가는 여행이 여행답다는 생각을 한다. 체력은 또래에 비해 좋은 편이라 체력문제는 없다.

코로나로 여행이 침체되었다가 회복되고 있으나 아직 네팔행 항공료는 무척 비싼 편이다. 보통 백수십만 원 정도이다. 몇 달 전에 우연히 케세이퍼시픽 항공이 77만 원인 것을 발견해서 급하게 트레킹을 계획했었다. 중국이 여러 면에서 맘에 들지 않지만 중국항공을 이용한 네팔 여행은 참 좋았다. 환승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30만 원 대 왕복 항공료에 무료 환승호텔이 제공되어 자주 이용했었다. 중국의 코로나가 나아져서 예전같이 저렴한 항공권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중국의 코로나 상황으로 우리나라에서 중국으로부터 입국하는 사람들에게 코로나 검사를 요구하여 홍콩을 경유하고 홍콩시내로 나오는 경우 인천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pcr이나 신속항원 음성결과가 있어야 한다. 홍콩에서 10시간 정도 경유하는 일정이어서 공항에만 있기 지루할 것 같고, 시내로 나가면 코로나 검사 등 일이 복잡해진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항에서 긴 시간을 죽치고 있을 예정이다. 못 견딜 친구는 홍콩 공기를 마시러 나갔다 와야겠지만 대가는 치러야 한다.

2월 중순에 트레킹을 하니 아주 추운 시기는 지났다고 볼 수 있지만 고산에서는 여전히 한겨울일 것이다. 추위에 유난히 약한 나로서는 추위가 여전히 걱정이다.

카트만두 타멜 지역 호텔을 2박 예약했다. 처음에는 공항에서 호텔까지 무료로 데려다주는 호텔을 예약했다가 인원이 변경되어 취소하고 다른 호텔의 3인실을 예약했다. 카트만두는 저녁 늦게 도착하고 다음날은 시내를 둘러보며 유심, 퍼밋 구매를 하며 트레킹을 준비하려 한다.

퍼밋, 유심, 차비, 숙박, 식비를 모두 포함해서 보름 여행을 항공료 제외하고 1인당 60만 원으로 해결해 보려 한다. 하루 인당 3만 원으로 계산했는데 높은 지대에서는 모든 것이 2배 이상으로 비싸져서 3만원으로 도저히 맞추지 못하지만 저지대에서는 충분히 가능하다. 다른 사람들의 블로그를 보면 최근 네팔 물가 정확히는 로지 비용이 많이 오른 것으로 알려졌는데 낭비 없이 잘 꾸려서 예산에 맞춰보려 한다. 몇 년 전만 해도 1일 2만 원으로 충분했는데..

히말라야 트레킹 하기 전에 몸상태가 온전하지 않은 적이 종종 있었다. 이번에도 1월 중순에 팔에 통증이 심해서 한방 침치료도 받고 통증과에서 신경차단시술 3회 1세트를 받기도 했으나 완전히 낫지 않았다. 1월 하순 태국 골프여행 때 통증으로 좀 고생하기도 했다. 지금도 아주 온전하지는 않다. 그러고 보면 고산 트레킹을 좋은 컨디션으로 간 적이 별로 없는 것 같다. 크게 문제가 생기지 않으면 좋겠고 트레킹 하다 낫는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환전에 관해서 보통은 한국에서 달러로 바꾸어 나가서 현지에서 그 나라 통화로 또 환전을 한다. 우리나라 국력에 비해 외국에서 원화를 취급도 하지 않거나 대접을 제대로 해주지 않아서 달러를 준비해 나가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데 요즘은 원화를 어느 정도 대우해 주기도 하니 어느 편이 좋을지 따져봐도 좋을 듯하다. 달러로 한 번, 현지에서 또 한 번, 총 두 번 환전하면 환전수수료가 많이 들어 어떤 때는 현지에서 원화 환전을 하는 것이 유리할 때도 있다. 태국이나 말레이시아 같은 동남아 국가에서 원화를 직접 환전한 경험이 있다. 네팔에서 환전하는 경우에 두 가지 방법을 비교해서 계산해 본 적이 있는데, 달러환전을 우대받지 못하고 현찰구매가격으로 달러를 사고 현지에서 현지화폐로 환전하면 현지에서 원화를 바로 환전하는 것보다 불리하다. 요즘엔 주거래은행에서 환전하거나 인터넷으로 달러를 환전신청하면 90% 정도 우대해 주는 경우가 많으니 이런 경우라면 달러로 환전한 후 현지화폐로 환전하는 쪽이 유리하다.

짐을 최소화하면 8킬로 대에 맞출 수 있지만 보온병 등 몇 가지를 더 챙겨 넣으니 10킬로 가까이 되었다. 이 정도 무게면 어려움 없이 잘 다닐 수 있다.

항공편명 CX411을 검색하니 1 터미널 L 카운터에서 수속을 밟는다고 나온다. 친구들과 여유 있게 출발 3시간 전에 L에서 만나기로 했다. 

아들이 태워줬다고 병운이가 일찌감치 도착했고 남진과 나는 같은 열차를 탔는지 비슷한 시각에 도착했다. 케세이퍼시픽 카운터는 3시간 이상 전인데 열려있고 줄이 좀 길다.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직원에게 셀프체크인이 되냐고 물으니 셀프로 하면 줄 안 서고 짐을 부칠 수 있단다. 외국항공인데 셀프체크인이 된다니 괜찮네. 셀프체크인 하고 수하물 태그를 인쇄하여 짐에 붙인다. 그런데 탑승권을 프린트하려니 뭐가 문제인지 창구에서 처리하란다.

줄을 안 서도 된다고 해서 줄이 없는 1등석 창구에 섰다. 직원이 다음부터는 이코노미 표로 1등석 줄에 서지 말라고 점잖게 말한다. 아까 직원이 하라는 대로 했는데..

홍콩에서 환승여유 시간이 1시간 15분에 불과해서 환승이 가능한지 물었다. 어떤 공항은 환승객도 입국절차를 밟게 하기도 하는데 홍콩이 그런 곳이면 엄청난 새치기 신공을 발휘해도 시간을 맞출 수 없을 것 같다. 홍콩 환승은 그렇지 않다고 알고 있지만 확인할 필요가 있어서 물은 것이다. 직원은 괜찮을 것 같지만 앞 좌석으로 옮겨주겠다고 한다. 우리가 원하는 복도 쪽 좌석을 배정해 준다.

35번 게이트는 윙의 끝에 위치해 있어서 한참을 걸어가야 했다. 해외항공사에게 좋은 게이트를 주지 않겠지. 탑승동 게이트가 아닌 것에 만족해야지. 게이트에는 친구들이 와있다. 탑승은 5분 지연된다는 안내방송이 나온다. 그 정도는 괜찮다. 30분쯤 지연된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기내는 2+4+2 구조이고 만석 정도는 아니지만 꽤 찼다.

시간이 넘었는데 비행기가 움직이지 않는다. 기장의 멘트가 나오는데 일부 승객이 타기를 기다리고 있단다. 어떤 인간이 속 썩이는군. 시간이 흘러도 떠날 기미가 안 보이니 슬슬 불안해진다.

46분에 이륙한다. 좀 불안하긴 하지만 잘 되겠지? 탑승권 가진 승객들이 안 나타나면 기다려주겠지.

4시 반인데 기내식을 준다. 숟가락, 포크, 나이프가 스테인리스라서 좋다. 맨날 저가항공만 타다 보니 밥 주는 것이 생소하다. 개인 모니터도 생소하다. 맥주도 공짜로 주니 고맙다.

4시간 정도 날아 홍콩 도착. 게이트에 도달하기까지 한참 걸린다. 조그만 도시 공항이 꽤 크네. 더불어 맘도 조마조마. 서둘러 환승하려 했는데 비행기에서 내리니 한 직원이 CX603이 적힌 종이를 들고 있다. 카트만두 가는 비행 편이다. 직원이 탑승권을 확인하고 스티커를 옷에 붙여준다. 직원이 안내하니 비행기를 놓칠 걱정이 없어졌다. 카트만두행으로 환승하는 사람들이 30명 정도 된다. 이 정도의 인원과 함께 움직인다면 가려던 비행기도 멈출 수 있겠다.

직원이 안내하여 환승 수속을 밟게 한다. 보통의 출국 때와 같은 절차를 따른다. 보안수속을 하니 라운지에서 가지고 온 생수를 버려야 했다. 앞쪽에 서서 일찍 수속을 마쳤지만 마지막 사람이 끝나야 이동할 수 있으니 마찬가지다. 남진이 좀 늦게 나왔다. 조금 후에 보안수속 직원이 휴대폰을 들고 주인을 찾는다. 화면에 아이 사진이 있는 것을 병운이 보고 남진에게 저 휴대폰을 놓고 왔냐고 묻는다. 아이 사진 때문에 다행히 휴대폰이 주인에게 돌아왔다. 플라스틱 박스 옆벽에 세워 넣고 깜빡 챙기지 못했단다. 요즘에 휴대폰의 중요성은 엄청나니 잃어버리면 손실이 어마어마할 듯하다.

직원이 인원체크를 하고 게이트로 안내한다. 아무튼 걱정했던 환승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다만 엄청 긴 탑승 줄이 이미 있고 그 뒤에 서야 했다.

비행기는 전에 것과 같은 크기이다. 딱 보기에 네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거의 만석이 되었다. 네팔 사람들이 홍콩에 관광을 올 것 같지는 않으니 해외근로자인 듯하다. F G 좌석인 사람들이 A B 쪽 통로로 와서 앉아있는 사람들을 일으키고 들어가 앉는다. 입구에서 승무원이 통로를 알려줬을 텐데 왜 이러냐.

카트만두까지는 7시 25분 홍콩 출발에 카트만두 현지시간으로 10시 35분 도착인데 시차가 2시간15분이므로 비행시간은 5시간 25분일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환승과정에서 이미 지연이 발생했으니 원래 10시 35분 카트만두 도착 예정시간보다 훨씬 늦어질 것 같다. 8시 25분 출발 예정이 57분에 이륙한다.

홍콩시간 9시 좀 넘어서 기내식을 준다. 아까 이른 저녁을 먹었으니 저녁을 2번 먹는 셈이다. 배고픈 것보다는 낫지.

도착시각이 10시 16분이다. 지연이 된 듯한데 예정시각보다 일찍 도착한다. 이건 뭐지?

승무원들이 쓴 마스크를 보니 KF94 같은 것이 아니고 덴탈마스크다. 이건 마스크를 썼다고 볼 수 없다. 기내에서 마스크 안 써도 되나?

트랩에서 내려서 입국장으로 버스 타고 간다. 케세이퍼시픽 승객수가 많아 복잡하다. 도착비자 신청서를 프린트해 와서 비자피 내는 곳에 30불씩 3인 90불과 함께 냈는데 원화로 달라고 한다. 원화로 달라는 액수가 달러보다 많다. 계속 일처리를 안 해주면서 요구하길래 원화가 없다고 했다.

입국수속을 하고 짐 찾으러 갈 때 금속이 없는 상태로 엑스레이를 통과해야 한다. 줄이 엄청 길고 진도도 안나간다. 병운이가 새로운 줄이 만들어지는 것을 눈치채고 바로 가서 선다. 금속탐지 문을 통과할 때 금속이 있으면 삑 소리가 난다. 허리띠를 풀었는데도 소리가 난다. 등산화 줄매는 고리가 금속이라고 신발을 벗으란다. 겨우 통과.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짐 찾으러 캐로셀로 가서 기다린다. 엄청 많은 사람들이 짐을 기다린다. 병운이 배낭은 나왔는데 나머지는 한참을 기다려도 나오지 않는다. 혹시나 해서 둘러보니 배낭들이 이미 나와서 모아두었다. 짐들이 많으니 나오는 대로 쌓아둔 것 같다. 예전에도 이런 경험이 있다.

택시를 타려는데 타멜까지 기사가 1500을 부른다. 그동안 500 이상을 준 적이 없다. 거절하고 가다 보니 다른 기사가 인원이 많다고 1000을 달란다. 700으로 딜해보지만 씨알이 안 먹힌다. 자정이 거의 다 되어 그냥 1000으로 가기로 한다. 숙소인 캉사르홈 위치를 안다고 한다. 밤중이라 차가 없어 시간이 얼마 안 걸렸다.

자정에 도착. 숙소 로비 소파에서 자던 직원이 일어나 체크인을 해준다. 방은 열악하다. 인터넷에 나온 사진은 근사했는데 실상은 형편없다. 친구들에게 미안하네.